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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극자료실

가장 위대한 직업 [어버이주일]

가장 위대한 직업

 

 

등장인물: 직업안내소장(면접관)․지원자․어린이

배 경: 직업안내소

소 품: 책상1, 의자1(책상 뒤에 있다) 의자2(책상 앞에 있다)

‘직업안내소’라고 쓰인 간판

구인광고가 실린 신문

 

 

(면접관은 의자 1에 앉아 있고, 지원자는 구인광고가 실린 신문을 들고 입장한다)

면접관: (지원자를 바라보며) 어서 오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지원자: (당당하게) 신문에 실린 광고란을 보고 일자리를 구하려고 왔 습니다.

면접관: 자, 우선 앉으십시오. 잠깐…

(면접관은 책상 위의 서류들을 살펴본다) 비서직을 원하십니 까?

지원자: 아닌데요?

면접관: 책 판매는요?

지원자: 그것도 아닌데요?

면접관: 그럼 사자 조련사는 어때요?

지원자: 그래요. 저는 그런 멋진 직업을, 특이한 직업을 찾고 있었어 요. 사자의 어머니란 직업을 찾고 있었어요.

면접관: 아, 그러시군요. 그런데 이 직업은 최소한 2년 이상 사자들을 다루어 보신 경험이 있어야 하는데…

지원자: …유치원에서 가르쳐 본 적은 있습니다만…

면접관: 그럼 좋습니다.

(면접관은 ‘어머니’라고 쓰인 서류를 훑어본다.)

어머니란 직업은 어떨까요? 그런데 요구사항이 있군요.

지원자: 무슨 요구인가요?

면접관: 요리를 잘해야 한답니다.

지원자: 저는 식당에서 일해 왔었어요.

면접관: 식당이 좀더 길게 일해야 하기는 하지만 어머니들이 부엌에서 일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지요.

(다시 서류를 본다)

물론 어머니가 되려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참아야 합니다. 어머니가 되려면 아주 시끄러운 소리도 잘 견디어 내야 하지 요. 큰 소리로 장난치고 뒹굴고 이웃집 아이들과 떠들어 내어 도 말입니다.

음, 그런데 옷을 잘 만드십니까?

지원자: 물론 어느 정도…

면접관: 그러나 아이들이 색바랜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으려고 고집할 때마다 당신은 기분이 상할 것입니다.

지원자: 단지 아이들의 옷입는 문제 때문만이라면…

면접관: 또한 마룻바닥을 마구 뒹굴 거예요. 옷도 더러워지고 집은 얼 룩 투성이가 될 거구요. 집을 얼룩 없이 깨끗이 청소하는 일도 당신에게 중요한 일이지요.

지원자: …

면접관: 아이들은 한꺼번에 일을 저지르기 일쑤지요. 예를 들면 아이 들의 양말은 거실에 널려져 있고, 신발은 현관에, 또 교과서는 방바닥을 뒹굴고 온통 물건들이 흩어져 있어서 찾느라고 수선 들이지요.

지원자: 아이들이니깐 그럴 테죠.

면접관: 당신의 아이들과의 대화기술은 어떻습니까?

지원자: 보통입니다. 어쨌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저의 근무시 간에는 항상 아이들과 같이 있을 것입니다.

면접관: 당신은 오버타임을 잊고 있군요?

어머니는 아이들이 하루에 세 번 정도는 아플지도 모른다는 생 각을 갖고 긴장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새벽 2시에는 귀가 아 플 수도 있고, 새벽 6시엔 위가, 그리고 저녁 11시엔 이가 아 플 수 있습니다. 역시 아버지가 아플 때도 어머니는 바쁘겠지 만 아이들이 아프면 어머니는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 도로 바쁘고 힘들 것입니다.

지원자: 그렇다면 어머니는 언제 잘 수 있습니까?

면접관: 8시간은 충분히 잘 수 있습니다. 즉 마지막으로 외출한 아이 가 집을 나간 후부터. 제일 처음 나간 아이가 돌아올 때까지 말이에요.

지원자: 만약, 만약 어머니가 그 모든 일을 다 한다면 월급을 굉장히 많이 받겠네요?

면접관: 월급이요?

지원자: 월급을 받아야 되지 않습니까?

면접관: 물론 받을 수도 있지요.

그것이 세탁기 안에 떨어져 있는 것들이기는 하지만.

지원자: 아이들이 벗어 놓은 세탁물에서 나온 것들이라니요?

면접관: 후후(웃으면서) 어쨌든 운이 좋은 날은 세탁기 속에서 하루에 도 서너 개의 동전이 나오지요.

지원자: 쉬는 날은 어떻습니까?

면접관: 일년에 오직 한번 쉬죠. 어버이날에요.

지원자: 그 날만은 쉴 수 있다는 거군요.

면접관: 만약 어머니가 전날, 어버이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준비했다 면야…

지원자: 아플 때는 어떻합니까?

면접관: 물론 아플 수 있지요.

지원자: 그럴 때는 쉴 수가 있습니까?

면접관: 아니요. 아프더라도 일은 해야 합니다.

지원자: 어머니란 직업이 이 세상에서 가장 고된 일인데도, 왜 어머니 들은 그 일을 반드시 하려고 할까요.

면접관: 어떤 이익이 있기 때문이지요.

지원자: 어떤 이익일까요?

(이때 한 어린아이가 들어와서 면접관에게 달려간다)

어린이: 엄마! 엄마!(면접관의 무릎에 뛰어 오른다)

사랑해요. 엄마!(면접관은 아이를 꼭 껴안고 뽀뽀한다)

면접관: (웃으면서) 바로 이 이익 때문이겠죠

지원자: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짓는다) 어디에 서명하면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