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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극자료실

다섯 달란트-김인섭 글

다섯 달란트
김인섭 글

등장인물: 사장(50대, 회사 사장), 비서(40대, 비서실장), 평안(40대초반, 이사), 찬양(40대초반, 전무), 태평(40대초반, 상무), 과장(30대초반)


1장 : 무대 밝아오면 비서 옆구리에 서류판 들고 호들갑스럽게 들어온다.

비 서: 사장님 들어오십니다.  사장님 들어오십니다. (관객을 보고) 어허! 미스김! 다리….  사장님 들어오시는데 꼬고 앉아 있고 말야.

사 장: (들어오며) 아-날씨가 무척 더워졌습니다.  사원들 건강에 각별히 신경써야겠어요.  너무 덥다고 에어컨 앞에만 있으면 감기 걸리기 쉽상입니다.

비 서: 비용 절감을 위해서 에어컨 너무 세게 틀지 말아요.  알겠습니까? (관객의 반응을 보고) 어허! 소리가 너무 작아요.  사장님도 계시는데…알겠습니까? (관객의 소리가 크면) 좋아요.  오늘 여러분을 모이라고 한 것은 다름이 아니고 사장님께서 잠시 해와 출장을 가시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장님 안 계시는 동안 우리 사업을 맡을 책임자를 임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사 장: 에-여러분께서 그동안 너무 열심히 일해줘서 나라 경기가 침체되고 IMF된서리도 맡고 했는데도 우리 회사는 계속 성장, 성장을 거듭해 와서 내가 해외출장을 가게 됐습니다.  계약도 성사시켜야 되겠고 해외시장 정보도 얻어야 되겠고 할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자리를 비우는 동안  이 회사를 이끌어 갈 책임자를 임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없어도 그분들이 사장이려니 생각하고 잘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비 서: 그럼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사랑물산을 끌어가실 분은 김평안 이사님!  앞으로 나오시기 바랍니다. (관객석에서 나온다) 문화예술실을 끌어가실분은 최찬양 전무! 앞으로 나오시기 바랍니다.(객석에서 나온다) 그리고 자회사인 소망중기를 이끌어 가실 분은 박태평 상무가 되겠습니다.  세분 앞으로 나오시기 바랍니다.  세명 앞에 서 있고 사장 차례로 악수하며 인사를 한다.

사 장: 잘 부탁합니다.

평 안: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 장: 잘 부탁합니다.

찬 양: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 장: 잘 부탁합니다.

태 평: 저만 믿고 안녕히 다녀오십쇼.

사 장: (비서를 보고) 자 이만 마치지.

비 서: (객석을 향해) 차렷! 사장님께 경례! 안녕히… (혼자 인사하다 관객을 보며) 저, 저 사장님께 경례하면 안녕히 다녀오세요 하고 인사를 하는 겁니다.  아셨죠? 대답이 작아요.  아셨죠? 좋습니다.  차렷! 사장님께 대하여 경례! (관객의 호응을 적극적으로 끌어낸다)

사 장: (손 흔들며 퇴장한다) 자 그럼 난 다녀오리다.  열심히들 합시다.  

조명 어두워진다.



2장 : 무대 밝아오면 김평안 이사와 비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비 서: 김이사님 요즘 매출은 좀 어떻습니까?

평 안: 아직은 뚜렷하게 늘었다 어떻다 할 상태가 아닙니다.  그저 저나 사원들이 열심히들 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믿고 있을 따름이죠.

비 서: 그나 저나 요점에 그 투자건 정말 착수할 생각이십니까?

평 안: 해야죠.  이런 좋은 기회가 어디 있습니까?  좋은 결실을 맺기 위해선 수고와 노력 그리고 약간의 모험도 필요한 겁니다.

비 서: 저는 그 계획 건은 좀 더 생각을 해보시는게 나을 거 같은데요.  요즘같은 불황에 너무 큰 모험이란 생각이 듭니다.

평 안: 사장님이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습니까?

비 서: 사장님이라면…

평 안: 사장님도 하셨겠지요.  물론 사장님이 하신다 하셔도…

비 서: 저는 말렸을 겁니다.

평 안: 그랬겠지요.  저는 사업을 하면서 안정적으로 가는 것도 좋지만 너무 안정적으로만 가다 보면 발전이 없다고 봅니다.  약간의 모험도 해야 더 상장을 하지요.  물론 실패 할 수도 있습니다만 사장님도 우리 계획안을 보시면 해 볼만했다 하실 겁니다.

비 서: 그렇게 의욕에 차 계시니 제가 더 이상 뭐라 못하겠군요.  좋은 결과를 기대하겠습니다.  

조명 어두워졌다 밝아지면 비서와 최찬양 전무 서 있다.

비 서: 요즘 문화 예술 쪽은 어떻습니까?

찬 양: 외국의 유명한 작품들이 쏟아져 들어오니 타격이 큽니다.  영화 쪽은 아예   전멸에 가깝구요, 그나마 연극이 히트치는 게 있어서 다행입니다.

비 서: 그럴거예요.  외국 작품들 제작비가 얼마나 많이 들어갑니까?  투자하지 않고 잘 되길 기대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도둑놈 심보가 아닌가 싶어요.   그래도 최전무님 연극 쪽에 좋은 작품들 많이 투자하시고 좋은 결실들 보신 다니 다행입니다.

찬 양: 더 열심히 해야죠.  돈도 돈이지만 좋은 것들을 국민들에게 많이 보여줘서 좋은 문화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 줘야지요.

비 서: 사장님 귀국하시면 좋아하시겠습니다.  열심히 하시구요, 좋은 작품 기대하겠습니다.  조명 어두워졌다 밝아오면 박태평 상무와 신 과장 대화를 나누고 있다.

태 평: 신 과장 우리 여유 돈 얼마나 되지?

과 장: 예- 한 10억 정도 됩니다.

태 평: 그거 어디다 투자하면 재미 좀 볼 수 있을까?

과 장: 그 돈을 투자하시게요?

태 평: 투자해야지.  그냥 묵혀둘 거야?

과 장: 그냥 묵혀두는 건 아니죠.  일단은 고수익 은행상품에 투자를 해놔서 이자 수입만 해도 꽤 되구요.  그리고 그건 사업이 어려워질 때 즉시 투입해야 되는 긴급 자금입니다.

태 평: 이 사람아 그러니까 발전이 없는 거야.  발전을 하려면 적당한 모험을 해야지.

과 장: 적당한 모험이라면…

태 평: 요즘 주식값 뜨고 있는데 주식을 좀 사두는 게 어떨까?

과 장: 그건 적당한 모험이 아니라 생명을 걸고 하는 모험 같은 데요.  까닭 잘못하면 원금까지 까먹는 수가 있어요.

태 평: 그럼 부동산 쪽에 투자하는 건 어때?  요즘 IMF 터지고 내려갔던 땅 값이 회복세에 있다는데 지금 사두면 꽤 짭짤하게 재미 좀 볼 것 같은데 말야.

과 장: 그것도 좀 위험한 발상같은데요.  그냥 사업에만 전념하시죠.

태 평: 아니야.  부동산 쪽이 괜찮을 것 같아.  땅이 어디로 도망가는 거 아니잖아.

과 장: 상무님! 전 아무래도…

태 평: 신 과장! 가서 돈 빼와.  당장 가서 알아 봐야겠어.

과 장: 만기도 아직 안 됐는데요.  지금 찾으시면 이자 손해가 많이 납니다.

태 평: 이 사람아! 부동산 투자 잘 해서 더 수익을 챙기면 되지.  가자구.  

조명 어두워진다.



3장 : 무대 밝아지면 비서 호들갑스럽게 들어온다.

비 서: 사장님 들어오십니다.  사장님 들어오십니다.  어허! 미스터 박! 하품하지 말아요.  저 사장님이 들어오시면 안녕히 다녀오셨습니까? 하고 인사하는 겁니다.  알았죠?

사 장: (등장하며) 그동안 잘들 지냈습니까?

비 서: (관객에게 인사하라는 손짓을 한다)안녕히 다녀오셨습니까?

사 장: (흐뭇한 표정으로) 그래요. 여러분들 덕분에 아주 뜻깊은 출장이 되었습니다.  해외에 나가보니까 너무 치열하게들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 세계화시대에 살아 갈려면 더 열심히 일해야겠습니다.  할 수 있다 하는 신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다고 하지 않습니까? 자 우리 구호 한 번 외칩시다.  내가 배워온 게 참 많습니다.

비 서: 제가 “할 수 있거든이” 하면 여러분은 “무슨 말이냐?” 또 제가 “믿는 자에게는” 하면 여러분이 “능치 못 할 일이 없느니라”하는 겁니다.  아셨죠? 할 수 있거든이!

관 객: 무슨 말이냐? (소리가 작으면 다시 훈련을 시킨다)

비 서: 믿는 자에게는!

관 객: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

사 장: 네 좋습니다. 좋아요.  사원들 교육이 아주 잘 돼 있구만. (관객을 보며) 조기 저 아줌마랑 조기 저 아저씨랑 이름 좀 적어 와요.  제일 열심히 하는 구만. 그리고 세 사람은 경과보고 및 사업보고 해주시기 바랍니다.

평 안: 네 저는 신규 브랜드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매출을 30%이상 신장을 시켰으며 미국 시장에 30억불 수출 계약을 했습니다.

사 장: 아주 잘 했습니다.  정말 충성된 일꾼입니다.  내 비서에게 다 보고 받았습니다.  경기가 안 좋은데도 새 브랜드 개발에 최선을 다 하셨더군요.  아주 잘 했습니다.

찬 양: 저는 취약한 우리나라 문화 예술계 발전을 위해서 많은 투자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 찬양하는 찬양 사역과 성극 공연에 많은 투자를 해서 영혼 구원에 최선을 다 했습니다.  그리고 믿는 성도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였습니다.

사 장: 아주 잘 했습니다.  문화 예술실은 우리 기업의 환원 사업 분야입니다.  믿는 성도들이 우리 상품을 사줘서 나오는 수익을 다시 환원시키기 위해서 만든 부서인데 좋은 공연을 위해서 그토록 애를 쓰셨다는 보고 다 받았습니다.  참 수고 많으셨습니다. (냉정한 목소리로) 박태평 상무 보고 해보시오.

태 평: 저는 그러니까 사업에 많은 수익을 남기기 위해서, 그러니까 거 뭐시냐…

사 장: 왜 우물쭈물 거리시오. 빨리 보고 하시오.

태 평: 예. 저는 우리 회사가 많은 수익을 챙기는 것이 이 불황에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목표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면 가장 수익이 많은 것이 무얼까 고민하다 그래 그거다.  부동산 값이 많이 하락했으니 부동산에 투자해서 값이 뛰면 그때 팔자.  이렇게 생각하고 땅을 많이 사뒀습니다. 저 잘 했죠?

사 장: 그러니까 결국 땅 투기를 했다는 말이 아니오?

태 평: 투기라기 보담도 투자가 맞는 말이죠.

사 장: 그것도 회사가 긴급할 때 쓰려고 비축해 둔 돈을 가지고 말이오.

태 평: 그러니까 거 뭐시냐. 돈이 그냥 묵혀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까와서…

사 장: 그래서 잘 되었오?

태 평: 그러니까 거 뭐시냐 경기 침체가 생각보다 너무 오래 가다 보니 아직 결실이 없어서 그게 거 뭐시냐…

사 장: 그러니까 성경에서 말하는 한 달란트 가진 악하고 게으른 종처럼 땅 속에 묻어 둔 거로구만.

태 평: 그건 너무 하신 말씀이고 거 뭐시냐 운때가 안 맞다 보니까…

사 장: 남들 열심히 일하고 새 브랜드 만들어 낼 때 쉽게 돈 벌려고 정부에서 하지 말라는 땅투기를 일삼고, 경기가 어려워 매매가 없으니 현금이 돌지 않아 회사가 어려울 때 자금이 없어 직원들 봉급도 제 때 못주고, 사원들이 반발하니 은행에서 대출받아 봉급주다 보니 이자만 많이 늘어나 부도직전까지 갔다.  이봐 김비서 이런 사람에게 성경에서 뭐라고 했나?

비 서: 이 무익한 종을 바깥 어두운 데로 내어 쫓으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 하였습니다.

사 장: 그래. 이봐 박 상무! 당장 사직서 제출하고 집구석에서 슬피 울며 이를 갈면서 애를 보든 개를 보든 하게.  자네 같은 사람은 이 회사에 있을 자격이 없어.  알았나? 그리고 소망중기는 김평안 전무를 사장으로 발령내서 끌어가도록 하겠네.

태 평: 저 사장님!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지요. 사장님.

비 서: 어허! 이 사람이. 기차 떠나갔네.

사 장: (비서에게) 그 다음 스케줄은 어떻게 되나?

비 서: 네! 사랑물산에서 매출 30% 신장 및 수출 30억불 계약 성사 기념행사가 있습니다.

사 장: 그래.

평 안: 이번 행사는 특별히 맥추감사 겸 해서 특별 강사로 ○○○○ 교회 ○○○ 목사님께서(지교회 이름과 목사님 이름을 넣는다) 말씀을 전하십니다.

사 장: 그래? 그 목사님 워낙 유명한 분이라 강사료 꽤 많아 드려야 할텐데 너무 무리한 거 아닌가?

평 안: 행사가 행사인 만큼 능력있는 분을 모셔야지요.  그리고 2부 순서로 이번에 ○○○○교회에서 새로 창단한 선교극단 말투스(각 교회 선교회나 본 연극을 준비한 팀 이름을 넣는다) 성극 공연도 준비했습니다.

사 장: 그래. 돈이 많이 들어서 그렇지 상당히 알차게 준비했구만.  그 교회 성극, 뮤지컬 잘 한다고 꽤 소문 났더라구. 자- 갑시다.

태 평: (사장과 직원들 퇴장하는 뒤를 쫓으며) 사장님! 그 교회 ○○○○ 찬양선교단(본교회 중창단이나 선교단 이름을 넣는다)도 옵니다.  김평안 이사, 요즘 같이 경제가 어려운 시대에 행사비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짤라야 된다구요. 사장님! 사장님

비 서: (사장이하 직원들 퇴장하고 비서 관객에게 가서 이름을 적는다) 아저씨 이름이 뭐죠? 아- 최불암! 아줌마 이름은 뭡니까? (깜짝 놀라며 아니라는 듯) 뭐요? 황신혜요? (고개를 갸웃하며 퇴장한다)

조명 어두워진다.